추억을 되살려 주는 것들..

  친구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좋아하는 꽃에 대한 물음이 왔다. 사실 여러가지 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 물음이 고민 될 법도 한데 별 망설임 없이 '프리지아'라고 대답했다. 부드러운 프리지아의 향이 좋아서이기도 했지만, 내게는 행복한 기억을 되살려 주는 꽃이기 때문이다. 

  내가 이 꽃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봄이다. 학년이 바뀐지 얼마 되지 않아 낯설었던 교실, 담임 선생님의 책상 위엔 프리지아가 놓여 있었다. 키가 작아 늘 앞자리에 앉았던 나는 이내 그 향기가 익숙해졌고, 편안함을 줬던 것도 같다. 물론 그 후로 선생님의 책상에서 프리지아를 볼 순 없었지만 종종 프리지아 꽃을 좋아한다고 말씀 하셨던 기억이 난다. 


  참 많은 것을 주셨던 선생님과 함께 어쩌면 내 인생에 가장 큰 변화가 있었던 한해를 보내고, 마지막 수업 날... 선생님은 반 아이들 모두에게 직접 손으로 쓰신 엽서를 나눠 주시며 일일이 악수 해주셨다. 프리지아 향이 날 것만 같은 그 손으로. 나는 아직도 그 손의 느낌을 잊을 수 없다. 내가 사람들의 손을 유심히 보고, 악수하며 느낌을 기억하려 하는 습관도 이 때부터 시작 됐는지 모르겠다.

  그 후로 근 20년 동안 한번도 선생님을 찾아뵙지 못했지만, 프리지아만 보면 늘 선생님을 떠올리게 된다. 좋아하는 사람을 떠올리게 해주는 매개가 있다는 것... 참 기분좋은 일이다. 문득 기타를 보면 내가 떠오른다는 사람들이 생각났다. 나를 떠올려준 다는 사실도 좋지만, 그 것이 기타라서 더 좋다. 한편으론 사람들에게 얼마나 좋은 기억들을 남겨주었을까 하는 무거운 생각도 든다. 더 겸손한 마음으로 더 많은 즐거움을 나누기 위해 최선을 다하리라는 다짐을 다시금 해본다. 그 시절 선생님의 편지글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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