톤라이트와 에이징에 대한 생각

  블로그가 바뀌어도 꾸준히 방문해주시는 분들이 많네요. 이 글로 새삼 감사함을 전합니다. 지난번에 '에이징'이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쓴적이 있는데 그 글에 날카로운 질문 몇개가 올라왔습니다. 저도 생각만 했지 정리해볼 생각은 없었는데 이 기회를 빌어 글로 남겨놓으려 합니다. 사실 어떤 카테고리에 넣을지 고민이 많이 됐는데 일단은 악기 리뷰에 올려놓으려구요. 톤라이트를 직접 써보진 않았지만 톤라이트에 관한 글의 비중이 크니까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들이니 참고 정도만 하시면 좋겠습니다.


톤라이트(Tonerite), 에이징 머신?

  고가의 기타를 쓰는 사람일수록 에이징에 대한 기대감이 있기 마련입니다. 좋은 목재를 사용해 만든 기타이니, 그 기타의 성능을 100% 끌어올려서 연주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요. 그 기대감에서 주목을 받았던 제품이 톤라이트입니다. 줄을 걸어놓기만 하면 기타를 에이징 시켜준다는 톤라이트는 기타를 매일매일 오래 쳐줄 수 없는 직장인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를 효과를 봤다는 사람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고가(약 25만원?)의 제품이지만 꽤 많이 팔렸습니다.


  그러다가 톤라이트는 에이징을 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그냥 톤의 변화만 가져오는 것이다. 또는 사용하지 않았더니 금방 원래의 소리로 돌아왔다는 등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각자가 느끼는 바가 다를테니 이런 논란은 계속 되겠지요. 


톤라이트의 작동원리

  톤라이트를 기타줄에 장착하면 기타줄에 진동을 주어 기타를 울리게 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기타를 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주는 것이겠죠. 이 때 톤라이트를 브릿지쪽으로 바짝 붙여서 장착하는 이유는 좁은 면적(구간)으로도 다양한 배음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웹서핑을 해보니 진동의 강도를 조절하면서 다양하게 사용하면 더 효과를 볼것이라는 글들도 있네요. 제 생각엔 진동의 세기때문에 배음이 달라질것 같진 않아서 크게 다를바는 없을것 같은데 정확히는 알 수 없습니다.


(위 사진처럼 장착한다면 효과가 줄어들겁니다)


톤라이트의 효과

  톤라이트로 인해 생기는 울림은 바디의 반응성을 끌어올려 줍니다. 굳이 비유하면 목재의 스트레칭 정도가 되겠습니다. 바디에 사용된 목재의 움직임이 유연해 지면서 좀 더 쉽게 소리가 나는 느낌을 줄겁니다. 근데 문제는 이것을 에이징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에이징은 오랜 세월이 흘러 목재의 수분이 마르면서 가벼워지고 섬유질이 더 견고해져 소리에 대한 반응이 좋아지는 것을 뜻하는데 톤라이트는 단순히 장시간 울림을 지속시켜서 목재를 스트레칭 시킨 정도 밖에는 안됩니다. 톤라이트 사용자 중 대다수가 톤라이트를 사용하다가 하지 않으면 톤라이트로 인해 열렸던 톤이 다시 닫히는 느낌을 받는 것도 그 때문일 겁니다.

  그렇다면 오랜 세월 톤라이트를 사용하면 에이징의 효과를 크게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물음이 생깁니다. 물론 기타 연주를 자주 해줄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한 효과를 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어차피 세월이 지나야 에이징이 되는 것이라면 여기에 수십만원을 투자할 매력은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기타 상판을 굽는 기법(Torrefied)은?

  최근들어 메이저 기타 제조사들 사이에서 상판을 구워서 인위적으로 에이징 톤을 내는 기법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마르는 목재의 수분을 인위적으로 말려버리는 것이죠. 이런 기법으로 만들어진 기타를 몇대 쳐봤는데 처음엔 상당히 열린 소리에 놀라게 됩니다. 하지만 이내 뭔가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왜그런지 정확한 답을 내리지는 못했는데 아마도 연주가 동반되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마 에이징 톤을 연구하고 있는 제조사들도 같은 결론을 내리지 않았을까요?


제가 생각하는 에이징은..

  사람마다 악기의 에이징을 생각하는 관점은 다 다를것입니다. 저는 연주자와 악기가 서로 맞춰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트로크가 에이징이 더 잘된다', '아니다. 아르페지오가 더 낫다' 이런식의 논쟁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어차피 내 기타는 나에게 맞춰지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연주하는 대로 기타도 열릴 것이고, 내가 성장하는 만큼 기타도 변해갈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점이 제게는 기타치는 또다른 재미입니다. 또, 호기심 많은 제가 기타의 상판을 구운 기타나, 에이징 머신에 관심이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기계로 최고의 에이징 톤을 얻어도 그 것을 연주하는 내가 별 볼일 없으면 크게 의미 없지 않을까요? 기타와 함께 성장하는 자신을 즐기다보면 어느새 기타도 멋지게 에이징 될겁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2)

  • 낭만찬가
    2017.02.16 00:02 신고

    오오 제 질문에 정말 속시원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일단 첫번째로, 그리고 반성을 많이 하게 되었네요. 맞습니다. 무엇보다도 기타는 주인을 닮아가죠....
    핑거링이나 스토로킹이 어느 한 쪽이 에이징에 효과가 있다고 잘못된 믿음을 가진게 부끄럽네요.
    확실한 것은 에이징은 기타를 사랑하는 정도에 따라서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자주 사랑해줄수록 더 빨리, 더 주인을 닮은 소리가 나오겠지요.

    두번째로, 톤라이트 같은 경우는 초기에는 거의 혁신적인 에이징기계로 선전되고 또 그렇게 많이들 받아들였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그렇게까지 선전하는 분들도 있지만요. 어쨌든 저도 사서 쓰고 있지만, 쓰면서부터 의심스러운 측면이 몇가지 있기는 했습니다.
    1. 왜 전용 어댑터를 굳이 써야하는가? 물론 상술이겠지만, 왜 굳이 '전용'으로 어댑터를 요구했는지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그냥 변압기 따로사서 씁니다만, 별 이상없이 작동합니다.
    2. 진동만으로 에이징이 될까? 기타는 연주를 통한 진동으로 에이징이 된다고 보는데?
    다만, 써보니까 아예 효과가 없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기타 제작자들도 인정하고 있고요. 다만, 그분들이야 기타소리에 도가 틘 분들이라서 변화 폭이 크게 들리겠지만, 저희같은 일반인들에게는 크게 와닿지가 않는게 문제겠죠.
    결론은 주인장 말씀대로 기타를 스트레칭 시켜주는 기능이 주고(스트레칭은 중요합니다.), 부가적 기능으로 숨겨진 가능성의 재발견 정도가 톤라이트의 최대 한계겠네요.
    이 기계로 극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기타를 깨워준다는 면에서 보면, 정말 기타를 사랑한다면, 올솔리드급의 기타를 가졌다면 투자해볼만한 가치는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물론, 주인장님처럼 매일 기타를 사랑해줄 자신이 있다면 없어도 되구요.

    아마도 톤라이트가 인정을 받으려면 솔직히 시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즉, 톤라이트와 함께 에이징을 하는 거와, 그냥 에이징을 하는, 방법을 동일하게 해서 두 가지의 실험을 해서 말이죠. 만약에 무언가 독특한 에이징 궤적이 나온다면 그것은 톤라이트가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는 거겠지요. 단, 홍보한 대로 크게 나타날지는 의문이기는 합니다. 기타는 워낙 신비한 악기라서.
    여튼 오늘도 배워갑니다. 이렇든 저렇든 기타를 사랑해야 한다는 것.

  • 2017.02.16 22:44 신고

    낭만찬가님 질문 덕분에 저 역시도 많은 생각들을 정리하게 되네요^^ 늘 감사합니다!
    말씀대로 톤라이트에 대한 평가는 시간이 좀 더 걸리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도 흥미로운 기계임에 틀림 없습니다^^

Designed by CMSFactory.NET

티스토리 툴바